작성일 : 16-02-18 02:37
내 친구 혜자의 /이은미/ 제주공연 소감 2016/02/13 토요일
 글쓴이 : 이효정
조회 : 44  

콘서트장에 다녀와서..

천둥치며 비가 내렸다.

안개마저 자욱히 깔려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다.

도로엔 물이 범람하고 차량이 통과할 때마다 물줄기를 갈라놓았다.

운전을 잘하고 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들면서 슬며시 걱정이 들었다.

 

이은미 콘서트가 처음이라서 기대와 설렘으로 그날을 기다렸다.

워낙 유명한 여성보컬이라서 특히 여성인 입장에서 너무 궁금했다

백댄서와 변변한 찬조출연자 없이 두 시간 넘게 꽉 채운 그녀의 저력에

참 놀랐다.

 

술이 달린 롱가죽 글로브를 끼고 회색 블라우스에 은색 베스트 그리고 검정 가죽바지를 입은 그녀는 회색으로 염색한 머리칼도 근사하게 잘 어울렸다. 그녀는 국보급 여성락커다. 영원히 죽지 않고 늙지 않을 화신처럼 무대에서 더 화려하고 생동감이 넘쳤다. 특히 노래하는 모습은 압권이었다. 영화관에서나 콘서트에서 잡념속에 빠져서 중요한 순간을 놓치기 일쑤였는데 이번만큼은 정신을 올인했다. 아니 그녀의 노래에 그녀의 모습에 압도당해 내 모든 영혼까지 이 시간에 맡겨 놓았다.

사실 그녀의 이 노래 <애인 있어요> 말고 아는게 없어서

조금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콘서트에 가기 전 그녀에 대한 사전지식을

알고 갔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고 최소한 노래만이라도 좀 들어보고

그 느낌을 현장에서 다시 음미 해보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멤돈다.

 

인트로에는 봄여름가을겨울멤버가 MC를 맡는 모방송 프로그램에서 그녀를 인터뷰한 내용이 흘러나왔고 이어서 관객을 사로잡는 신나는 연주가 본격적인 서막을 알렸다.

이은미 등장에 모두 다 환호하며 흥분했다. <어떤 그리움>과 <헤어지는 중입니다>을 불렀을 때 대형 스크린에서 비춰진 그녀의 얼굴은 땀으로 빛났다. 어떻게 저런 체구에서 절절하면서 강렬한 사운드가 생성될 수 있는지 초인적인 힘이 한곡 한곡 부를 때 마다 샘솟는 느낌이 났다.

 

아마 그녀는 나보다 세살 아래 일듯한데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20대 못지않은

당당한 포스와 무대 장악력이 “톱가수란 이런 것이다” 라고 말하는듯했다.

스테이지 밑에 내려와서 관중들과 노래로 소통하며 더 팬들에게 다가가서 기꺼이 자신의 기운을 나눠주었다.

 

가까이서 그녀를 바라보는 팬들은 신 같은 존재 앞에서 두손 모아 숭배는 모습들이 스크린에 잡혀서 한바탕 웃음바다로 만들었고 우리도 마지막 발악일지 모를 흥에 몸을 맡겨 점프 점프를 했다. 례옥샘은 같이 찍은 사진을 포토샵 처리해 확대해서 연신 높이 들어 그녀의 눈길이 꽃이기를 몸 달게 애원했고 효정언니는 하얀 마스크를 입에 쓰고 가방을 팔에 걸고 박수를 치는 모습이 옆으로 보였다. 가수를 보는 재미, 관중을 보는 재미, 그리고 내 자신의 내면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아바의 노래를 부르겠다고 말하는 순간 나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의자에서 일어났다. 좁은 우리 안에 오랫동안 갇혀있던 준비 땅하고 달릴 투우를 보았다. 평소에 순하게 웅크리고 있던 본능이 무대의 붉은 열기에 흥분했다. 주인도 몰랐던 내안의 자아가 구속에서 광명을 찾은 순간이었다. 댄싱 퀸을 부를 때에는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 함께 불렀다.

 

오랜만에 흥분다운 고마운 흥분을 했다. 평탄치 않은 삶을 온몸으로 당당하게 막으며 인내한 례옥선생님, 타인이 알게모르게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모진 풍랑을 맞은 효정언니 잘 견뎌주어서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했다.

어느새 2월의 중순 행복한 2월이 빠르게 행진하고 있다.